리성숙의 신앙고백

by BreadTV posted Jan 0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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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성숙의 신앙고백

 

평양 봉수교회 목사 리성숙, 그러니까, 그가 전도사 시절인 1996년 여름, 나는 방학 중 미국 애틀랜타 염광장로교회 주일예배 시간에 북조선인민공화국에서 온 인사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염광장로교회는 내가 개척하여 목회를 하던 교회와 병합한 교회였다. 그 날 칠골교회 목사가 모세 이야기를 가지고 민족과 신앙을 넘나드는 아주 아슬아슬한 설교를 했다. 그리고 리성숙이 등단했다. 그날 내가 들은 리성숙의 신앙고백은 신학적으로 교리적으로 매우 정통적이었다. 하나도 흠 잡을 데 없었다.

 

여러 해 지난 뒤에 찍은 위 동영상에서 리성숙은 전혀 다른 '신앙고백'을 한다. 김일성이 하나님이고, 예수가 죽었기 때문에 다시 살아났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과학시대에 사람의 부활을 어찌 믿을 수 있는가라고 한다. 자신이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집' 곧 교회당에 오기는 하지만 현대 과학에 부합하지 않는 것은 믿지 않으며, 하나님이 곧 김일성 주석이라고 '증언'한다. 밝은 얼굴로 웃으면서 말한다.

 

리성숙은 내게 말했다. 평양에 와서 신학강의를 해 달라고 했다. 평양신학교는 3년 마다 학생을 선발한다고 했다. 왜 항상 김일성 배지를 "달고 다니냐"고 하는 질문에 덜컹 화를 내면서 "달고 다닌다니요, 모시고 다닙네다"라고 말했다. 내가 저술한 책들을 평양에 보내면 평양신학교에 전달되는가 하고 묻자, 그런 질문 자체 곧 책이 전달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발상이 왜곡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어릴 때 할머니가 자신의 손을 붙잡고 '하나님을 믿으라'고 했고, '예수 믿으면 복받는다'고 가르쳐 주었다고 했다. 

 

나와 동갑내기 리성숙, 괴롭다. 어느 것이 진실인가? 그가 한 입으로 내뱉는 전혀 다른 두 가지 신앙고백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인터뷰를 하는 곁에서 지켜보는 남자 감시자 때문에 연기를 하는 것일까? 목숨을 부지하려고 하는 연기치고는 너무 자연스럽고 명랑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북조선에는 목숨을 부지하려고 진리를 부인하는 기독인들이 얼마나 될까?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다”(마 10:32).